무더운 여름, 턱 끝까지 차오르는 숨 막히는 더위에 에어컨 생각이 간절하지만 막상 설치하자니 막막하신가요? 벽을 뚫는 대공사에, 만만치 않은 설치 비용, 집주인 눈치까지. ‘그냥 선풍기로 버텨볼까’ 하다가도 열대야에 밤새 뒤척일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특히 원룸이나 자취방, 작은방처럼 공간이 협소하거나 이사가 잦은 1인 가구에게 벽걸이 에어컨은 부담스러운 존재입니다. 이런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보셨다면, 아마 ‘창문형 에어컨’을 검색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검색 결과는 수많은 브랜드와 모델, 그리고 ‘소음이 크다’, ‘설치가 어렵다’는 후기들뿐. 결국 ‘나 혼자 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구매를 망설이게 되죠. 하지만 여기, 딱 한 가지만 바꾸고 이 글에서 알려주는 주의사항만 숙지한다면, 누구나 시원한 여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창문형 에어컨, 이것만 알면 실패 없다
- 나에게 맞는 제품 선택이 절반, 냉방 능력과 에너지 효율, 소음 레벨(dB)을 반드시 비교해야 합니다.
- 셀프 설치, 더 이상 두려워 마세요. 우리 집 창문 크기와 종류만 정확히 확인하면 누구나 전문가처럼 설치할 수 있습니다.
- 완벽한 설치의 마무리는 ‘이것’. 창문 틈새를 꼼꼼히 막는 밀폐 작업이 냉방 효과를 극대화하고 전기세를 아끼는 비결입니다.
왜 창문형 에어컨이어야 할까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와 실내기가 하나로 합쳐진 일체형 에어컨입니다. 벽에 구멍을 뚫거나 복잡한 배관을 연결할 필요 없이 창문에 간단히 거치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 덕분에 설치 기사를 부를 필요 없이 셀프 설치가 가능해 초기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사를 갈 때도 쉽게 분리해서 가져갈 수 있어 원룸, 오피스텔, 자취방 등 1인 가구나 세입자에게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4~6평 정도의 작은방에서는 벽걸이 에어컨 못지않은 충분한 냉방 성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합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점은 바로 ‘소음’입니다. 실외기 역할을 하는 컴프레셔가 실내기와 함께 있다 보니 벽걸이 에어컨에 비해 작동 소음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창문 일부를 차지하기 때문에 채광이나 환기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저소음 기술을 적용해 소음을 도서관 수준인 30dB대까지 낮춘 모델도 있으며, 디자인 또한 개선되어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제품들이 많아졌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구매 가이드
수많은 브랜드와 모델 속에서 나에게 딱 맞는 제품을 고르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음 몇 가지 기준만 기억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냉방 능력 꼼꼼히 따져보기
에어컨의 냉방 능력은 공간의 크기에 맞춰 선택해야 합니다. 너무 작은 용량의 제품을 선택하면 아무리 가동해도 시원함을 느끼기 어렵고, 불필요하게 큰 용량은 전기 낭비의 원인이 됩니다. 냉방 능력은 보통 ‘평형(㎡)’ 또는 ‘W(와트)’로 표시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의 실제 면적보다 한 단계 위 평형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냉방 효율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예를 들어, 4평(약 13.2㎡)의 방이라면 5평형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실제 공간 면적 | 추천 냉방 능력 (W) | 추천 평형 |
|---|---|---|
| ~4평 (13.2㎡) | 1,800W ~ 2,000W | 5평형 |
| 5~6평 (16.5㎡ ~ 19.8㎡) | 2,000W ~ 2,300W | 6-7평형 |
| 7~8평 (23.1㎡ ~ 26.4㎡) | 2,400W ~ 2,800W | 8-9평형 |
인버터 방식과 에너지 효율 등급 확인
창문형 에어컨은 크게 ‘정속형’과 ‘인버터’ 방식으로 나뉩니다. 정속형은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작동을 멈추고, 온도가 올라가면 다시 최대 출력으로 가동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인버터 방식은 실내 온도에 따라 컴프레셔의 작동 속도를 조절하여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여줍니다. 초기 구매 비용은 인버터 방식이 조금 더 높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전기세 절감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인버터 제품을 추천합니다. 또한,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이 1등급에 가까운 제품일수록 전기 요금을 아낄 수 있습니다.
소음, 얼마나 조용한가
창문형 에어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인 소음. 최근 기술 발전으로 소음 문제가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제품을 선택할 때는 소음의 크기를 나타내는 ‘데시벨(dB)’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40dB 이하는 조용한 도서관 수준으로 평가되며, 수면에 방해를 받지 않으려면 최소한 45dB 이하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삼성의 비스포크 무풍 윈도우핏 같은 모델은 저소음 모드에서 32dB까지 소음을 낮춰 소음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요 브랜드 모델 비교
현재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삼성, LG, 파세코, 위닉스, 캐리어 등 여러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각 브랜드별 대표 모델의 특징을 비교해보고 나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보세요.
| 브랜드/모델 | 특징 | 소음 (최저) | 에너지 효율 |
|---|---|---|---|
| 삼성 비스포크 무풍 윈도우핏 | 직바람 없는 무풍 기능, 스마트싱스(SmartThings) 연동, 세련된 디자인 | 32dB | 1등급 |
|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 |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 좌우 와이드 냉방, 감각적인 오브제 디자인 | 34dB | 1등급 |
| 파세코 프리미엄3 | 국내 생산, 높은 창문 호환성, 자가설치 용이, 스마트 환기 기능 | 37dB | 1등급 |
| 위닉스 | 강력한 제습 기능, 합리적인 가격, 간편한 설치 키트 | 37dB | 1등급 |
| 캐리어 | 글로벌 브랜드의 안정성 및 내구성, 강력한 냉방 및 제습 성능 | 35dB | 1등급 |
셀프 설치 시 절대 놓치면 안 되는 5가지 주의사항
제품을 골랐다면 이제 가장 중요한 설치 단계가 남았습니다. 설명서만 잘 따르면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지만, 몇 가지 핵심 사항을 놓치면 냉방 효과가 떨어지거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음 5가지 사항은 반드시 기억하세요.
1. 우리 집 창문 크기와 형태 확인은 필수
가장 먼저 할 일은 에어컨을 설치할 창문의 가로, 세로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창문형 에어컨은 위아래로 여닫는 미닫이창에 설치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제품마다 설치 가능한 최소, 최대 창문 높이가 정해져 있으니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창문 높이가 기본 설치 키트(거치대)보다 높다면, 별도로 판매하는 ‘연장 키트’를 추가로 구매해야 합니다.
2. 설치 키트,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고정하기
설치 키트(거치대)는 20kg이 넘는 에어컨 본체를 지지하는 중요한 부품입니다. 설명서에 따라 창틀에 거치대를 올리고, 나사를 이용해 단단히 고정해야 합니다. 이때 수평계를 이용해 거치대가 기울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수평이 맞지 않으면 진동이나 소음이 더 커질 수 있고, 응축수(물)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누수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3. 냉방 효과와 전기세를 좌우하는 밀폐 작업
설치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입니다. 에어컨과 창틀 사이에 틈이 생기면 더운 바깥 공기가 들어오고, 차가운 실내 공기가 빠져나가 냉방 효과가 크게 떨어집니다. 이는 고스란히 전기세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제품에 동봉된 단열재나 고무 패킹 등을 이용해 창문과 거치대 사이의 모든 틈새를 꼼꼼하게 막아주세요. 완벽한 밀폐는 냉방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외부 소음과 벌레의 유입을 막는 역할도 합니다.
4. 응축수 배출, 자가 증발 방식인지 확인
에어컨을 가동하면 내부에 응축수라는 물이 생깁니다. 최신 창문형 에어컨은 대부분 ‘자가 증발’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발생한 응축수를 뜨거운 응축기 열로 증발시켜 외부로 배출합니다. 이 덕분에 별도의 배수 호스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편리합니다. 하지만 습도가 매우 높은 날에는 증발량이 응축수 발생량을 따라가지 못해 물이 넘칠 수도 있으니, 제품 구매 시 자가 증발 기능이 있는지, 만약을 대비한 배수구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설치 후 소음과 진동 최종 점검
설치를 마쳤다면 에어컨을 가동해 비정상적인 소음이나 진동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진동이 심하게 느껴진다면 거치대가 단단히 고정되었는지, 수평은 맞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세요. 창틀과 거치대 사이에 ‘방진패드’를 덧대면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점검을 마쳤다면, 이제 시원한 여름을 즐길 일만 남았습니다.
더 스마트한 사용과 관리 팁
이왕 설치한 창문형 에어컨, 조금만 신경 쓰면 전기세도 아끼고 더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 번씩 청소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냉방 효율이 떨어지고 전기 소모가 늘어납니다. 또한, 에어컨 사용 종료 후에는 ‘자동 건조’ 기능을 활용해 내부의 습기를 제거해주면 곰팡이나 불쾌한 냄새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IoT 기능이 있는 모델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으로 전원을 켜고 끄거나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